
이 책은 내가 읽고 싶어서 주문했다.
나는 평소에 어린이를 만날 일은 없어서, 어린이들의 일화를 모아둔 책이 궁금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독서교실을 운영하면서 어린이들과의 여러가지 일화들을 소개하는데, 그 중 한 가지 일화가 인상적이었다.
저자가 어느 비 오는 날에 한 어린이가 우산없이 걸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요즘엔 호의적인 어른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면 조심하라."고 교육을 하고, 혹시나 두려움을 느낄 어린이를 배려하면서 저자는 "비가 많이 오는데 괜찮다면, 어린이 우산을 씌워주도 될까요?"하면서 우산을 씌워준다. 그리고 어린이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 다 와서는 "집이 몇 동이에요? 호수는 말하지 말구요! 비가 너무 많이 와요."하면서 아이를 데려다준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내가 겪은 한 가지 일화가 생각났다. 스물 두 살 무렵에 아침에 학원을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가 왔다. 한 손에는 도시락 가방을 들고 어깨에는 가방을 메고, 또 다른 손으로는 막아지지 않는 비를 손으로 가리며 학원까지 뛰어갔다.
뛰어가던 도중 한 아주머니께서 "학생! 우산 씌워줄까?" 하셨다. 나는 모르는 사람이 우산을 씌워준다는 호의도 처음 겪어봤던 것 같고, 우산을 쓰고 나란히 걸어갈 바에 혼자 뛰어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거절하고 다시 비를 맞으며 뛰어갔다.
그런데 학원에 가던 중 또 어떤 아저씨가 나에게 "학생! 우산 씌워줄까?" 하셨다. 참 이상한 날이었다. 그 순간 마음이 착 가라앉고 기분이 좋아졌다. 분명 여름이었고 습했고 비를 맞아서 축축했는데.
요즘 장마철이 다가와서 더욱 더 이 일화가 생각났는지도 모른다. 그 때 그 어른들은 나를 보고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분명 저자와 비슷한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비를 맞으며 가는 아이를 그냥 두고 싶지 않았던 그 마음.
이젠 나도 그 마음을 가지며 살아가보려고 한다. 비를 맞는 사람을 보면 우산 같이 쓸래요? 하고 호의를 베풀 줄 아는 그런 어른이 되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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